Angela Mudukuti
Southern Africa Litigation Center

- 북한 인권 문제와 같은 극악무도한 범죄의 책임 소지를 묻는 과정에서 저는 남아프리카에서 겪었던 우리 기관의 경험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모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북한의 상황은 제가 겪었던 상황과는 매우 다르며 보다 특별한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래도 같은 맥락에서 충분히 배울점이 있을 것이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도 논의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저는 국제형사제도를 보다 전체적인 시각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국제형사재판소는 가장 '마지막' 수단으로 만들어 졌으며 회원국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세계에서는, 각 국가에서 행해지는 사법적인 절차가 모두 편견이 없고 효율적이며, 그 과정이 공정하기 때문에 국제형사재판소가 담당할 역할이 없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잠깐의 뉴스 속에서도 우리가 처벌되지 않는 중범죄, 반인도범죄, 대량학살, 그리고 전쟁 범죄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 우리 모두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심각한 법적, 관할권적인 한계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 앉아있는 이유이기도 한, 우리가 당면한 가장 뚜렷한 문제는 UN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행해지는 국제 형사재판소 회부절차에 다분히 번거로움과 정치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국제 형사 사법제도를 전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오늘의 발표 주제가 충분히 가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국제 형사제도에 보다 다각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며, 전 방위적으로 법적 처벌을 피하는 범죄자들에 대한 문제를 다루어야 합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모든 국제 범죄들을 일일이 다루기를 바라는 것 보다는 1) 국내 관할권 (national jurisdiction) 의 역량을 강화하고 발전시켜야 하고, 2) 로마규정을 국내법의 일부로 만드는 것을 지지하며 그리고 가능하다면 보편관할권의 요소를 국내법에 추가함으로써 국제적 범죄자들에게 어떠한 도피성도 없음을 확고히 해야하며 3) 로마규정에 건설적인 수정안을 추가하도록 추진해야합니다.

- 앞서 제안 드린 두 가지 사항에 덧붙여, 제가 소속된 SALC라는 기관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담당했던 소송 사례를 드려 저의 제안에 보다 실질적인 시각을 더하고자 합니다. 이 사건은 ‘짐바브웨 고문 사건’ 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짐바브웨 내에서 짐바브웨인들에 의하여 다른 짐바브웨인들에게 행해진 반인도범죄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건의 전말, 소송, 과정, 3개의 법정, 결과 그리고 승리

- 제 생각에 이 사건은 남북한의 상황과 유사한 면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 당시 짐바브웨에서는, 정의롭고 편견없는 재판이 진행 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며 정치적인 상황은 재판부가 객관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국경 바로 너머의 상황은 달랐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로마규정에 서명하였으며 제네바 협정과 로마규정을 국가의 법으로 제정하였습니다. 남아프리카는 확고한 분권의식을 가진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사법부가 있습니다. 남아프리카는 또한 역동적인 시민단체들이 투명성과 책임감을 확립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법을 국내법으로 도입,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법부와 사법 지도자들도 있습니다.

-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시민사회는 북한에서 자행 되고 있는 반인도범죄를 사법처리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입니다. 우리가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이러한 모임은 매우 가치가 있으며 응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범죄자들에 대항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 쉽고 빠른 해결책은 없습니다. 이 싸움은 계속 되야만 하며 우리는 법의 잣대로 응당하게 처벌 받는 그러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이 비전을 지속적으로 함께 공유해야 합니다.

- 제가 소속된 기관은 이웃 아프리카 국가들이 국제형사재판소의 법률을 국내법으로 제정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국제 형사법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법률가들을 양성하느라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 제가 드린 모든 제안들은 장기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